② 조선 후기의 문신 이서우(李瑞雨)의 시문집. 20권 10책. 필사본. 서발이 없어 편집경위·필사연도는 알 수 없다. 권1~10은 시 2,400수, 권11은 사부(辭賦) 10수, 명(銘) 8편, 잠(箴) 1편, 송(頌) 1편, 찬(贊) 2편, 비답(批答) 3편, 교유(敎諭) 3편, 의주문(擬奏文) 1편, 정문(呈文) 2편, 지(識) 2편, 서(序) 11편, 권12는 발(跋) 1편, 기(記) 3편, 설(說) 5편, 서(書) 6편, 제문 24편, 애사 1편, 권 12은 묘지 11편, 권 14는 신도비 4편, 권 15·16은 묘갈 34편, 권 17은 묘표 1편, 행술(行術) 1편, 시장 2편, 행장 1편, 권 18은 행장 2편, 권 19는 소(疏) 26편, 권20은 잡저 8편, 여문(麗文) 8편, 청암록(靑巖錄) 1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권 11의 마천령부 <마천령부 摩天嶺賦>는 1680년(숙종 6) 영성(寧城)으로 귀양갈 때 단천을 지나가며 마천령의 험준한 모습을 보고 지은 것으로, 힘들었던 노정과 마음 속에 쌓인 우울한 심사를 읊었다. 이밖에 비단부채·가을꾀꼬리 등을 소재로 버려진 신세를 우의한 내용, 도연명의 <귀거래사 歸去來辭>의 의경을 모방하여 지은 작품 등이 있다. 김득신(金得臣)의 문집서인 <백곡문집서 栢谷文集序>에서는 《사기》 열전의 <백이전 伯夷傳>을 11만 3000번이나 읽은 김득신의 다독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서(書) 중 <답심참판단논갈문서 答沈參判檀論碣文書>는 묘갈문 쓰는 법에 대해 고금의 차이를 들어 정도를 제시한 글이다. 소는 대개 사직소로써 정언·대사간·도승지·예조참의·병조참의·함경감사·공조참판·황해감사 등의 벼슬을 받고 사직한 것이다. 묘표·행장·시장·신도비 등의 글에는 오정일(吳挺一)·구봉령(具鳳齡)·오시수(吳始壽)·윤선도(尹善道) 등 당시 남인계열의 인물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잡설 雜說>은 한유(韓愈)의 <잡설>을 모방하여 우의한 글로 2편이 있다. <우언 寓言>은 모두 7편으로 제나라 자님의 이야기, 노나라 부자의 이야기 등의 내용이 실려 있다. 그 가운데 제나라 장님의 이야기는 장님이 눈을 뜨게 되면서 일어나는 상황의 전개를 통하여 임금의 도리를 역설한 글이다. <후도사전 嗅道士傳>·<계자문 誡子文> 등도 우언의 세계를 다룬 글이다. 여문에는 모란을 화왕(花王)으로써 봉하는 것을 상정하여 지은 왕의 조서, 모란이 화왕에 봉하여짐을 사양하는 뜻을 임금에게 올린 표 등이 있다. 저자의 시세계는 우선 양적으로 호한하기 때문에 쉽게 개괄하기가 어렵다. 다만 소나기가 지나간 어촌의 서너칸 초가에서 아이는 그물을 고치고 아버지는 도롱이를 고치는 광경을 묘사한 <어촌즉사 漁村卽事>는 박순(朴淳)의 시 “울타리에 도롱이 걸려있고 처마에는 어망을 말린다.”라는 시를 이은 명편으로 거론되는 작품이며, <도망후기몽 悼亡後記夢>이라는 시도 사랑하던 사람이 죽고 난 뒤의 고적한 심경을 잘 묘사한 걸작이다. 그리고 어디든지 산이 있고 달이 있고 물이 있지만 고향의 아미산(峨眉山)과 그곳에 뜨는 달이 제일 그립다고 하여,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절실하게 그린 <아미산월가 峨眉山月歌>는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던 시이다. 형식적 기교로서 희작적 경향을 보이는 작품이 많은 것도 특색 중 하나이다. <삼월정당삼십일 三月正當三十日>이라는 시 10수는 칠언절구로서, 3월 30일을 맞아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마음의 봄의 홍취를 다하려는 감상을 적은 것이다. 그밖에 오언절구로 끝구에 ‘승(僧)’자 운을 넣어 108수를 지은 시도 있는데, 만년에 승려와 교유하면서 절을 찾아 산수를 이야기하고 선리(禪理)를 담론하면서 지은 것이다. 주로 절의 위치와 분위기, 주변의 경치 등을 읊었는데, 작자의 불교관 내지는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조선 후기의 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연세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참고문헌》 詩話叢林(洪萬宗). <尹浩鎭>